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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도 못먹고 일해요”… 中 부동산 총력전에 분양사무소 ‘즐거운 비명’

M
관리자
2024.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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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1선 도시들, 부동산 지원책 속속 발표

국경절 연휴 겹쳐 분양사무소 마케팅 강화

전국적 효과는 물음표…"소득 진작책 필요"

[2024.10.02]

“확실히 새 부동산 정책이 나온 뒤로 주택 구매를 고려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어제는 국경절 연휴 첫날이라 점심도 못 먹을 만큼 모델하우스가 붐볐고요. 오늘부터 며칠간은 베이징 주민들이 여행을 떠나 좀 널널하겠지만, 이들이 돌아오는 주말부터는 다시 바쁠 것 같아요.”

 

2일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의 한 아파트 분양사무소에서 만난 양쿤씨는 들뜬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472가구 규모의 이 아파트는 지난해 6월부터 200여가구에 대해 우선 판매를 시작했는데, 1년 넘게 지난 지금도 50여가구가 미분양 상태다. 양씨는 “규제 완화 덕분에 베이징에 후커우(호적)가 없는 비현지인이나 두 번째 주택을 사려는 방문객들이 많이 늘었다”라고 했다.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부동산 시장 지원책을 내놓으면서 개점휴업 상태였던 분양사무소들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여기에 중국 최대 명절이자 부동산 시장의 전통적 성수기인 국경절까지 겹쳐 분양사무소 직원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하지만 지원책의 효과가 주요 대도시에 한정될 가능성이 커 중국 부동산 위기가 완전히 진화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의 한 아파트 분양사무소. 국경절 연휴를 맞이해 각종 행사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이윤정 기자

 

◇ 광저우, 1선 도시 최초로 주택 구매 제한 전면 철폐… “이번 정책은 다르다”

중국 1선 도시(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는 최근 잇달아 부동산 규제를 완화했다. 첫 시작은 광저우였다. 지난달 29일 광저우는 1선 도시 중 최초로 주택 구매에 대한 모든 제한을 없애겠다는 파격 조치를 내놨다. 같은 날 상하이와 선전은 비현지인의 아파트 소유 요건을 완화했다. 이전까지는 이들 도시에서 비현지인이 주택을 사려면 각각 3년, 5년간 세금을 내야 했는데, 이를 12개월로 단축한 것이다. 상하이는 첫 주택·2주택 구매자들의 계약금 비율도 각각 10%포인트씩 낮췄다. 바로 다음 날 베이징 역시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 계약금 비율 5%포인트 이상 인하, 비현지인 세금 납부 기간 2년 단축 등의 조치를 내놨다. 이들 조치는 모두 지난 1일부터 시행됐다.

 

이에 대다수 분양사무소는 국경절 연휴 기간(1~7일) 정상 영업을 결정했다. 영업시간 역시 최대한 연장한다는 방침이다. 통상 중국 분양사무소들은 국경절과 같은 명절에 맞춰 각종 이벤트를 진행한다. 여기에 올해는 규제 완화까지 겹치면서 모처럼의 대목이 예상되자 초과 근무까지 불사하는 것이다. 베이징의 한 분양사무소 직원은 “연휴 기간 판매량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홍보를 강화하고, 특별 가격 인하도 실시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 부동산 업계가 이번 규제 완화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중국 지도부가 부동산을 살리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친 데 따른 것이다. 지난달 26일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은 시진핑 국가주석 주재하에 회의를 열고 이례적으로 경제 현안을 논의했는데, 특히 부동산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한 국영 부동산 개발회사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이번 정책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는 매우 높다”라며 “전국 곳곳 개발 프로젝트의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고, 추가 정책이 있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형성되고 있다”라고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에 전했다.

 

지난 1일 중국 선전시의 한 분양사무소 내부 모습. 지원책 발표와 국경절 연휴가 겹치면서 방문객들로 발 디딜 틈 없는 상황이다./샤오홍수 캡처

 

◇ 소도시는 여전히 소외… “소득 끌어올릴 거시 부양책 필요”

하지만 이번 지원책만으로 중국의 부동산 위기를 뿌리뽑기는 역부족이라는 시각도 있다. 정책의 온기가 대도시에만 국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크리스티 헝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부동산 애널리스트는 “이번 조치는 이전 규제 완화 조치와 마찬가지로 단기적 반등을 촉진할 수 있다”라면서도 “1선 도시의 부동산 (가격) 하락 추세를 멈출 수는 있겠지만, 소도시까지는 움직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중국 소도시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될 수 있다는 문제도 있다. 이미 대도시 주택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은 상황인 만큼 소도시는 더욱 파격적인 지원책을 내놔야 하는데, 이에 대응할 재정적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크레딧사이츠의 젤리나 정 동아시아 총괄은 “소도시에서 급증한 주택 재고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로 남아있다”라며 “대도시에 밀려 (소도시의) 주택 가격은 지속적인 하락 압력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전국에 걸쳐 주택 구매 심리를 끌어올릴 수 있는 추가 수단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모건스탠리는 “부동산 시장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려면 중국 정부는 사전 판매된 프로젝트의 완공 시기를 앞당기고, 다른 거시 부양책을 통해 소득을 끌어올려야 한다”라며 “소비자의 (시장에 대한) 비관적 견해를 바꾸는 데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이며, 시일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출처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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