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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격차 2년” 美 제재에도 中 반도체 설계 자립… 화웨이 자회사 하이실리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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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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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반도체 설계 기술력,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2년 격차

화웨이 자회사 하이실리콘, SMIC와 협업해 AP 출하량 ↑

중앙·지방 정부 보조금, 인재 확보로 자립화 속도

[2024.08.21]

화웨이의 반도체 설계 자회사 하이실리콘./하이실리콘 홈페이지
화웨이 반도체 설계 자회사 하이실리콘./하이실리콘 홈페이지

 

중국이 화웨이의 반도체 설계 자회사 ‘하이실리콘’의 부활을 발판으로 반도체 설계 자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이실리콘은 화웨이의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에 들어가는 7㎚(나노미터·10억분의 1m)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기린9000s’를 설계한 기업이다. 미국의 제재로 대만 TSMC가 하이실리콘의 반도체 생산을 중단하며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SMIC와 자체 생태계를 구축해 기술 격차를 좁히고 있다.

 

21일 미국 경제·혁신 정책 싱크탱크인 정보혁신재단(ITIF)에 따르면, 중국의 반도체 설계 분야 기술력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비교할 때 2년 정도 뒤처진 것으로 분석된다.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중국 SMIC와 대만 TSMC의 기술 격차가 5년가량 벌어진 것으로 추정되지만, 설계 기술력은 상당 부분 뒤쫓아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이실리콘의 차세대 제품 발표를 기점으로 중국의 반도체 설계 기술 자립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다음 달 9~10일(현지시각) 개최되는 하이실리콘의 커넥트 컨퍼런스에서 화웨이의 스마트폰과 통신장비에 탑재되는 신제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행사를 통해 7㎚이하 첨단 공정을 활용한 차세대 칩 관련 로드맵을 공개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SCMP는 “하이실리콘은 컨퍼런스를 통해 미국의 제재를 돌파할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칩 설계부터 운영체제까지 화웨이 중심 생태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현재 하이실리콘의 AP를 생산하는 SMIC는 미국의 수출 규제로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장비를 반입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심자외선(DUV) 장비를 이용한 5㎚ 반도체 공정 기술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SMIC는 5㎚뿐만 아니라 3㎚ 반도체 생산을 위한 연구 개발팀도 구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실리콘은 과거 중국 반도체 굴기를 상징하는 기업이었다. 화웨이 폰에 탑재되는 AP를 공급하며, 중국 애국 소비에 힘입어 글로벌 반도체 기업 순위 10위권에 진입하기도 했다. 지난 2020년 1분기 하이실리콘의 AP 출하량은 중국 시장에서 처음으로 미국 퀄컴을 제치고 1위에 오른 바 있다. 하지만 미국의 제재가 시작되면서 TSMC가 화웨이에 들어가는 칩 생산을 중단하자, 회사 매출이 2020년 82억달러에서 2021년 15억달러로 80% 넘게 줄었다.

 

중국 상하이에 있는 SMIC 본사.
중국 상하이에 있는 SMIC 본사.

 

하지만 SMIC가 하이실리콘이 설계한 AP를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ITIF는 중국 정부 보조금과 내수 시장이 하이실리콘과 같은 반도체 설계 기업 생태계의 혁신을 촉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하이실리콘의 AP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21% 증가한 680만개를 기록했다. AP 매출액도 70억달러(약 9조원) 수준으로 삼성전자 엑시노스를 제치고 4위에 올랐다. 올해 1분기 출하량은 800만개를 기록하며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중국 중앙 정부뿐만 아니라 지방 정부에서도 반도체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지원금을 추가로 확충하고 있다. SCMP 등 외신에 따르면 SMIC의 본사가 위치한 상하이시는 상하이반도체산업투자펀드(SSIFF)에 69억위안(약 1조2900억원)을 추가 투입할 방침이다. 2016년 설립된 SSIFF는 상하이 소재 반도체 기업들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왔다. SSIFF의 자본금은 현재 145억위안(약 2조7100억원)까지 늘었다.

 

중국 정부와 기업은 반도체 생태계 조성뿐만 아니라 인재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베이징대와 칭화대 같은 중국 명문대 졸업생 외에도 미국에서 석·박사를 마친 유학생들이 자신들의 고국으로 돌아가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와중에 화웨이 등에서 신입사원 채용에 수억원에 달하는 연봉 조건까지 내걸고 있어 중국인 인재들이 자국 기업으로 몰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유회준 카이스트 전자 및 전기공학부 교수는 “중국의 반도체 설계 분야 기술력은 이미 우리나라를 넘어섰고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며 “미국의 제재가 오히려 설계를 비롯한 제조 공정 기술 내재화를 촉진해 반도체 자립을 도운 격”이라고 했다.

[출처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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