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졸 신입사원, 월평균 115만원 번다… 1년 새 겨우 1% 상승
작년 학부 졸업생 취업자, 월평균 임금 6050위안
전년比 증가율 2019년 18%에서 2023년 1%로
제자리 임금·실업률 문제, 사회불안 유발 가능성
시진핑 “대졸자 취업 지원 가능한 모든 조치 취하라”
[2024.06.14]
지난해 중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취업에 성공한 신입사원의 월평균 임금이 6050위안(약 115만원)으로 집계되면서 1년 전보다 1%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이마저도 부러워하는 청년들이 많다. 사상 최다 규모의 대졸자가 구직 시장으로 쏟아지고 있지만, 경기 둔화로 취업조차 못한 이들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청년들의 저임금·대량 실업은 사회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어 중국 정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13일 중국 고등교육 컨설팅업체 마이코스가 발표한 ‘2024년판 취업 블루북’에 따르면, 지난해 학부 졸업생 중 취업자의 6개월간 월평균 임금은 6050위안으로 집계됐다. 2022년(5990위안) 대비 1% 증가한 것이다. 최근 10년 이내 중국 대졸 취업자의 월평균 임금 증가율 최고치는 2019년(5440위안)에 기록한 18%다. 2020년(5290위안)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3% 줄어들긴 했지만, 2021년(5833위안) 들어 10%로 두 자릿수를 회복했다. 하지만 2022년(5990위안) 3%에 이어 지난해 1%까지 떨어지면서 역성장 문턱에 바짝 다가섰다.
월평균 임금의 분포 현황을 뜯어보면 더욱 심각하다. 6000위안(약 114만원) 미만이 57.8%로 과반이 넘는다. 6000~8000위안(약 114만~152만원) 사이는 23.9%, 8000위안 이상은 18.3%였다. 1만위안(약 190만원) 이상은 7.0%에 불과했다. 이외 2~3년 과정의 고등직업대학 졸업자의 월평균 임금은 4683위안이었고, 6000위안 이하는 81.7%로 조사 대상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한 달에 1만위안 이상을 버는 고등직업대학 졸업자는 없었다.
대졸 신입사원 월평균 임금이 6050위안이라는 조사 결과는 즉시 중국 최대 소셜미디어인 웨이보에서 인기 검색어에 올랐다. 하지만 반응은 대부분 부정적이었다. 현실에서 6000위안가량을 받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것이다. 많은 네티즌들은 “1선 도시(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를 제외하면 월평균 임금 3000위안대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주 5일 이상 일하는 직장이어야 6000위안을 겨우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중국 경제매체 시나파이낸스는 이날 웨이보에서 ‘당신의 첫 월급은 얼마였나요’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참여자 5527명 중 51%인 2813명이 ‘3000위안 이내’를 선택했다.
임금 성장이 정체되면서 점점 많은 청년들이 대도시를 등지고 있다. 최근 중국청년일보 사회조사센터가 1334명의 청년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67%가 소도시에 직장을 잡고 정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대도시에서 높은 집값과 물가, 상대적으로 긴 근무시간에 시달리면서도 월급은 그대로다 보니, 차라리 월급을 조금 낮추더라도 소도시로 가겠다는 것이다. 2022년 기준 현급 도시의 하루 근로 시간은 7.2시간으로, 중국 공식 근로 시간인 8시간보다 짧다.
더 큰 문제는 일자리 자체를 못 찾고 있는 대졸자까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웨이보에서 대졸 신입사원의 월평균 임금이 화제가 되자 나온 또다른 주된 반응은 “아직 취업조차 못했다”였다. 2018년 821만명 수준이었던 중국 대졸자는 2022년 1076만명으로 1000만명대를 돌파했고, 지난해엔 1158명까지 늘어났다. 올해 역시 1179만명의 대졸자가 나올 예정이다. 이와 함께 청년(16~24세) 실업률도 고공행진 중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6월 청년실업률이 21%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자 통계 기준을 바꿔 같은 해 12월부터 새로운 수치를 내놨다. 하지만 여전히 14~15%에서 내려가지 못하고 있다. 전체 실업률(5%대)보다 세 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대졸자의 제자리 임금과 실업률 문제는 중국 정부의 최대 고민이다. 청년층이 대학 졸업 후 저임금에 시달리거나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할 경우 사회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중국은 청년 실업률을 경제 성장률만큼 중요하게 관리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27일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대졸자의 취업을 돕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대졸자가 당과 인민을 위해 각자의 직장에서 공을 세우도록 적극 지원하라”라고 주문한 배경 역시 여기에 있다. 최근 중국 교육부는 지난해 대졸자 중 아직 취업하지 못한 이들과 올해 대졸자 등의 취업을 위해 채용 정보 제공, 채용 촉진 주간 진행 등 ‘전국민 채용행동’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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