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디플레 위기에도 기준금리 동결… 위안화 안정에 ‘무게’
[2024.06.20]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위기 속에서도 위안화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20일 중국 인민은행은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1년 만기 연 3.45%, 5년 만기 연 3.95%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1년 만기 LPR은 지난해 8월 이후 10개월째, 5년 만기 LPR은 지난 2월 이후 4개월째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LPR은 20개 시중은행의 최우량 고객 대출 금리 평균치로, 모든 금융회사가 대출에 참조해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한다. 1년 만기 LPR은 신용·기업대출 등 일반 단기대출 금리에, 5년 만기 LPR은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영향을 준다.
이번 동결은 시장이 예상한 대로다. 앞서 지난 18일 인민은행은 1년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2.50%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MLF 대출은 인민은행이 시중은행에 자금을 빌려주는 유동성 조절 도구로, 통상 MLF 금리가 조정되면 LPR도 따라 움직인다.
인민은행이 LPR을 동결한 가장 큰 이유로는 위안화 안정이 꼽힌다. 블룸버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오랫동안 (현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이 금리를 인하하면 미국과 금리차가 확대될 것”이라며 “이 경우 위안화에 대한 (평가절하) 압력이 커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민은행이 언제까지나 LPR을 동결할 수는 없다.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0.3% 상승하며 시장 예상치(0.4%)에는 미치지 못하는 등 디플레이션 위기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여기에 은행 대출도 위축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월 보기 드문 신용 위축이 나타났는데, 이는 2017년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하락한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 매매가 둔화되고 기업 활동이 부진하면 은행 대출이 줄어든다. 금리를 낮춰 돈을 풀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올해 하반기에는 LPR 인하 또는 또 다른 시장 유동성 공급 도구인 은행 지급준비율 인하 등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소시에테제네랄 SA는 올해 하반기 LPR이 10~20bp(1bp=0.01%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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