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준금리 동결… 은행 수익 부담에 ‘일단 대기’
[2024.08.20]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은행들의 수익성 악화를 각오하고 지난달 한 차례 인하한 만큼, 이번 달에는 정책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하지만 각종 경제지표가 악화하고 있어 올해 중 추가 인하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1년 만기 연 3.35%, 5년 만기 연 3.85%로 동결한다고 20일 밝혔다. 인민은행은 지난 2월 LPR 5년물만 연 4.2%에서 3.9%로 내렸고, 4개월간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다 지난달 LPR 1년물과 5년물을 각각 0.1%포인트씩 인하했다. 1년물 LPR이 낮아진 것은 12개월 만이었다.
LPR은 20개 시중은행의 최우량 고객 대출 금리 평균치다. 인민은행이 LPR을 공시하면 모든 금융회사가 대출에 참조해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한다. 1년 만기 LPR은 신용·기업대출 등 일반 단기대출 상품의 금리에 영향을 준다. 5년 만기 LPR은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된다.
시장은 인민은행이 이달 LPR을 동결할 것으로 예상해 왔다. 판궁성 인민은행장이 지난 15일 중국중앙TV(CCTV)와의 인터뷰에서 “정책 인내와 진정성을 유지하면서 급격한 긴축 또는 완화를 자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과감한 조치에는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두 달 연속 LPR을 인하하기 보다는, 정책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여기에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은행들의 수익성이 바닥을 기고 있다는 점도 인민은행이 쉽게 기준금리를 내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중국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에 따르면, 2분기 말 기준 중국 은행들의 순이자마진은 1.54%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순이자마진은 은행 등 금융사의 자산운용 수익에서 조달 비용을 뺀 뒤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값이다.
판 행장은 CCTV와의 인터뷰에서 경제 성장 지원과 금융기관의 건전성 보장 간 균형을 맞추겠다고 했다. 하지만 추가 금리 인하 압박이 거센 상황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주택 시장이 계속 침체돼 있는 가운데 국내 수요도 약세를 유지하고 있어 더 많은 (통화정책) 완화 (조치)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했다. 실제 지난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7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5.1% 증가하며 지난 6월치(5.3%)와 시장 전망치(5.2%)를 모두 밑돌았다. 자본 투자 변화를 보여주는 1~7월 고정자산투자 역시 3.6% 증가해 1~6월(3.9%)보다 둔화했다.
결국 인민은행이 하반기 중 추가 조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 달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면 인민은행의 통화정책 운용 공간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미국이 높은 금리를 유지하면 금리가 낮은 중국에서 돈을 빼서 미국에 투자하는 수요가 많아진다. 금리가 낮은 중국엔 미국의 금리 인하가 희소식인 셈이다.
골드만삭스는 “확장적 재정 정책과 지속적인 통화정책 완화는 국내 수요의 추가 약화를 막고 경제성장률 5%를 유지하는 데 필요하다”라며 “올해 3분기엔 은행 지준율이 0.25%포인트 인하되고, 4분기엔 기준금리가 0.1%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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