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소비자 물가, 예상치 상회했지만… 디플레 우려는 여전
[2024.08.09]
중국의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하지만 6개월째 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데다, CPI의 선행 지표로 꼽히는 생산자물가(PPI) 상승률 역시 21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어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가 완전히 사라지기까지는 시일이 필요하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7월 CPI가 전년 동기 대비 0.5% 상승했다고 9일 밝혔다. 전월(0.2%)보다 0.3%포인트 확대됐고,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0.3%)도 상회했다. 지난 2월(0.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중국 월간 CPI 상승률은 지난해 9월 0.0%를 찍고 올해 1월 -0.8%까지 떨어졌다. 2월 반등했지만, 3월부터 6월까지 0.1~0.3% 수준을 유지했다. 7월도 절대적으로 높은 수치는 아닌 데다, 반년째 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저물가가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둥리쥐안 국가통계국 수석통계학자는 이번 CPI 상승에 대해 “소비 수요의 지속적인 회복과 일부 지역의 고온, 높은 강수량 영향으로 식품 가격이 급등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돼지고기 가격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0.4% 상승한 것이 이번 CPI를 끌어올렸다. 중국에서 돼지고기 가격은 CPI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 물가의 가늠자로 꼽힌다. 전 세계 돼지고기의 절반가량이 중국에서 생산되는 데다, 중국 육류 소비의 60%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신선야채(3.3%)와 교통 연료(5.1%), 여행(3.1%) 가격이 오른 점도 CPI 상승에 기여했다. 단 소고기(-12.9%)와 식용유(-4.1%)·과일(-4.2%), 자동차(-5.6%) 가격은 떨어져 전체 CPI 상승세를 제한했다.
CPI의 선행 지표 역할을 하는 PPI는 전년 동기 대비 0.8% 하락해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시장이 0.9%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 것을 고려하면 선방했다. 2016년 이후 최장 기간인 22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 중이지만, 지난해 7월 -4.4%를 기록한 이후 같은 해 11월 -3.0%, 올해 5월 -1.4% 등 조금씩 낙폭을 줄이고 있다.
중국의 내수 회복 여부에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5% 안팎) 달성 여부가 달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올해 중국 경제에서 보기 드물게 밝았던 수출이 7월 들어 예상치 못하게 둔화했고, 이는 올해 중국의 성장 목표를 위협하고 있다”라며 “국내 수요를 되살리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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