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 몰며 中 스파이 활동한 뉴욕주지사 前 보좌관
美 연방 검찰, 린다 선 체포해 기소
[2024.09.04]
미국 뉴욕주지사의 전직 보좌관이 중국 정부의 대리인으로 활동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미국 검찰은 뉴욕주지사의 비서실 차장급으로 일했던 린다 선(40)과 그의 남편 크리스 후(41)를 외국대리인등록법(FARA) 위반, 자금 세탁 등 여러 개의 혐의로 체포해 기소했다.
3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와 CNN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미국 연방 검찰은 뉴욕 롱아일랜드에 있는 자택에서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의 보좌관이었던 린다 선과 그의 남편을 체포했다. 검찰이 선에게 적용한 것 중 FARA 위반 혐의는 올해 7월 기소된 한반도 전문가 수미 테리(52)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에게 적용된 혐의와 같다. 린다 선이 미국 정부에 알리지 않고 중국의 이익을 증진시키기 위해 일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검찰의 공소장에 따르면 린다 선은 14년간 다양한 직책을 맡으면서 대만과 미국의 외교를 차단했다. NYT에 따르면 한 주(州) 의원이 호컬 주지사에게 “대만 정부 관계자를 함께 만나자”고 요청하자, 선은 중간에서 “호컬 주지사가 중국과 대만의 민감한 문제에 휘말리지 않기를 바란다. 만나지 말아달라”고 해당 의원에게 편지를 보냈다. 또한 린다 선은 뉴욕 정치인들이 대만 관계자들과 고위급 회담하는 것을 막고,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가 발표한 성명에서 대만의 공식 명칭인 ‘중화민국’을 삭제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검찰은 그녀가 중국 관리들이 쉽게 미국 고위 인사들을 만날 수 있도록 허가 없이 주 정부 공식 선언문과 주지사 서명이 있는 공식 문서를 제공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런 선언문이 실질적인 의미가 있지는 않지만, 일부 외국 정부에서는 높이 평가하는 문서”라고 했다. 또한 린다 선은 실명이 공개되지 않은 뉴욕의 고위급 정치인이 중국에 방문하도록 추진하거나 중국 정부 대표단과 뉴욕 정부 관계자의 만남을 주선하려고 시도했다고 검찰은 주장했다.
검찰은 “린다 선의 행위는 중국과 중국 공산당의 의제를 은밀하게 홍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미국의 국가 안보를 직접적으로 위협했다”고 했다.
린다 선 부부는 이러한 행위의 대가로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NYT에 따르면 린다 선은 롱아일랜드, 뉴욕,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수백만 달러 상당의 부동산을 매입했다. 검찰은 중국으로부터 받은 돈을 세탁해 롱아일랜드 맨해셋에 위치한 360만 달러(약 28억원)짜리 집과 호놀룰루에 190만 달러(약 25억원)짜리 콘도를 구매한 증거를 확보했다. 이들 부부는 2024년형 페라리를 포함한 고급 자동차도 구매했다.
린다 선은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 시절인 2012년 처음 뉴욕주정부에 들어와 14년 동안 다양한 직책을 맡으며 일했다. 뉴욕주 아비 스몰 대변인은 “린다 선은 10여 년 전 행정부에 고용된 인물”이라며 “뉴욕주는 2023년 3월 부정행위의 증거를 발견한 후 그녀를 해고했고 즉시 사법 당국에 보고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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